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고립성 폐결절’이라는 낯선 단어, 혹시 내 이야기는 아닌가요?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폐에 혹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눈앞이 캄캄해지고 온갖 걱정이 밀려옵니다. ‘혹시 폐암은 아닐까?’, ‘당장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불안감에 밤잠 설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마치 한 달 전까지의 제 모습처럼 말이죠. 저 역시 그 막막함과 불안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늘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합니다.
고립성 폐결절, 핵심 요약
- 고립성 폐결절은 폐에 생긴 3cm 이하의 작은 혹으로,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결절의 크기가 3cm를 넘어가면 ‘종양’이나 ‘혹’으로 부르며, 크기가 클수록 악성(폐암)일 확률이 높아져 크기는 위험도를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크기 외에도 결절의 모양, 경계, 밀도(간유리음영 등), 성장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악성이 의심될 경우 추가 검사나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고립성 폐결절이란 무엇일까요?
고립성 폐결절은 폐 안에 생긴 지름 3cm 이하의 동그란 덩어리를 말합니다. 이름처럼 보통 한 개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고립성’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시 흉부 엑스레이나 흉부 CT 촬영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폐결절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모두 폐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발견되는 폐결절의 상당수는 과거에 앓았던 염증이나 감염의 흔적, 혹은 양성 종양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3cm라는 기준이 중요한 이유
폐결절의 위험도를 판단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기준은 바로 ‘크기’입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결절의 크기를 통해 악성, 즉 폐암의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일반적으로 3cm를 기준으로 그보다 작으면 ‘결절’, 그보다 크면 ‘종괴’ 또는 ‘종양’으로 부르며, 크기가 클수록 악성일 확률이 높아집니다.
물론 크기가 작다고 해서 100% 안전한 것은 아니며, 크기가 크다고 모두 악성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크기는 위험도를 가늠하는 첫 번째 단서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 결절 크기 | 악성(폐암) 가능성 | 일반적인 관리 방안 |
|---|---|---|
| 6mm 미만 | 매우 낮음 | 고위험군이 아닐 경우 추가 추적관찰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음 |
| 6mm ~ 8mm | 낮음 | 6~12개월 간격의 추적관찰 (흉부 CT) |
| 8mm 이상 | 상대적으로 높아짐 | 3개월 후 추적관찰 또는 PET-CT, 조직검사 등 추가 검사 고려 |
| 3cm 초과 (종괴) | 높음 | 조직검사 및 적극적인 치료 계획 수립 |
크기 외에 무엇을 더 보나요?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단순히 결절의 크기만으로 위험도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흉부 CT 영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특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양성인지 악성인지 감별합니다.
- 결절의 모양과 경계: 양성 결절은 보통 모양이 동그랗고 경계가 매끈한 편입니다. 반면, 폐암과 같은 악성 종양은 모양이 불규칙하고 경계가 삐죽삐죽하거나 울퉁불퉁한 특징을 보일 수 있습니다.
- 밀도 (간유리음영): 흉부 CT에서 결절이 어떻게 보이는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내부가 꽉 찬 ‘고형 결절’ 외에, 유리를 갈아놓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간유리음영(GGO)’ 결절이 있습니다. 간유리음영은 때로 폐암의 초기 단계일 수 있어 주의 깊은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 성장 속도: 추적관찰의 가장 큰 목적은 결절의 성장 속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2년 이상 크기 변화가 없는 결절은 양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반면, 수개월 내에 크기가 눈에 띄게 커진다면 악성을 의심하고 조직검사와 같은 적극적인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 석회화: 결절 내부에 석회화가 있는 경우, 특정 패턴(전체 석회화, 팝콘 모양 등)을 보이면 양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폐결절이 발견되면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전문의의 협진을 통해 진단 및 관리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크기나 모양에 따라 일정 기간(예: 3개월, 6개월, 1년)을 두고 저선량 흉부 CT를 반복 촬영하는 ‘추적관찰’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결절의 변화 양상을 지켜봅니다.
만약 추적관찰 과정에서 결절이 커지거나 모양이 나빠지는 등 악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소견이 보이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 PET-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포도당 대사가 활발한 점을 이용한 검사입니다. 전신의 악성 종양 여부와 림프절 전이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조직검사 (생검): 가장 확실한 진단 방법으로, 결절의 세포를 직접 채취하여 암세포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 기관지 내시경: 입이나 코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기관지를 통해 폐에 접근하여 조직을 얻습니다.
- 경피적 폐침 생검술: 피부를 통해 가느다란 바늘을 폐결절까지 찔러 넣어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입니다. 시술 후 기흉이나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가래 세포 검사: 가래에 섞여 나온 암세포를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악성 종양이라면 치료는 어떻게?
조직검사 결과 고립성 폐결절이 악성 종양, 즉 1기 폐암으로 진단되면 완치를 목표로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합니다. 1기 폐암은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고 폐에만 국한된 초기 단계로, 수술적 절제가 가장 확실한 치료법입니다. 1기 폐암의 5년 생존율은 약 70~80%로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수술 방법은 환자의 폐 기능과 종양의 위치, 크기 등을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 비디오 흉강경 수술 (VATS): 가슴에 작은 구멍을 몇 개 뚫고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하는 최소 침습 수술입니다. 기존의 가슴을 크게 여는 개흉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입원 기간도 단축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 개흉술: 종양의 위치나 크기 때문에 흉강경 수술이 어려운 경우 시행하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입니다.
불안감을 다스리고 현명하게 대처하기
폐결절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불안감과 걱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폐결절은 문제가 되지 않는 양성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흡연자라면 즉시 금연하는 것이 폐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첫걸음입니다. 또한, 가족력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은 전반적인 건강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심스러운 소견이 있을 때 혼자 걱정하지 말고,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관리 계획을 따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