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백종원이나 이영자 님의 방송을 보면서 “저게 대체 뭔 소리여?”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 적 있으신가요? 분명 한국말인데 마치 암호처럼 들리는 순간, 바로 충청도 사투리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입니다. 많은 분들이 충청도 사투리는 그저 말꼬리에 ‘유~’만 붙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하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입니다. 실제 현지인, 토박이들이 구사하는 사투리는 그 깊이와 뉘앙스가 상상을 초월하죠. 당신의 충청도 사투리 이해도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혹시 스스로를 충청도 방언 전문가라고 자신하고 계셨나요? 어쩌면 당신이 알던 사투리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10개의 간단한 퀴즈를 통해 당신의 진짜 실력을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아녀, 그게 아니었슈?’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될 겁니다.
충청도 사투리, 이것만 알면 당신도 현지인!
- 충청도 사투리는 단순히 느린 말투가 아니라, ‘유’, ‘겨’, ‘햐’와 같은 독특한 종결 어미와 특유의 억양이 핵심입니다.
- 직설적인 표현보다 돌려 말하기를 통해 상대방을 배려하는 여유와 느긋함이 담겨 있어, 말의 속뜻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지금부터 풀어볼 10가지 상황별 사투리 퀴즈를 통해 당신의 레벨을 직접 확인하고, 몰랐던 표현까지 재미있게 배워갈 수 있습니다.
충청도 사투리, 왜 이렇게 구수하고 정겨울까?
충청도 사투리는 우리나라 방언 중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흔히 중부 방언으로 분류되지만, 남쪽으로는 서남 방언과도 맞닿아 있어 여러 언어적 특징이 섞여 나타나죠.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그리고 대전 지역의 말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그 속에 담긴 정서입니다.
느림의 미학, 그 속에 담긴 배려
충청도 사투리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느린 말투’는 단순히 말이 느리다는 것을 넘어, 그 안에 깊은 배려와 여유를 담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끝까지 다 듣고, 한번 더 생각한 뒤에 대답하는 문화가 말투에 그대로 녹아있는 셈이죠. 급하게 대답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직설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부드럽게 돌려 말하기를 선호합니다. 가령,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해야 할 때 “안돼유”라고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글쎄유, 그게 워뗘… 좀 봐야 아는디…”라며 완곡하게 표현하는 식입니다. 이런 화법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법의 종결 어미, ‘유’와 ‘겨’의 모든 것
충청도 사투리의 상징과도 같은 ‘유’는 ‘해유체’라는 독자적인 문체를 형성합니다. 표준어의 ‘해요체’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정감 있는 느낌을 주죠. “밥은 먹었슈?”, “인자 집에 가유”, “그려유, 즌말 괜찮아유”처럼 일상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됩니다. 반면 ‘겨’는 주로 의문을 나타낼 때 쓰입니다. “오디여, 뭐하는겨?”(어디야, 뭐하는 거야?)처럼 상대방의 안부를 묻거나 상황을 파악할 때 자주 등장하죠. 이 외에도 “그랬댜”, “한댜”와 같은 종결 어미도 사용되는데, 이 미묘한 차이를 아는 것이 진정한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긍게 말여”, “근디 그건 뭐여?” 와 같은 추임새까지 익힌다면 당신도 충청도 토박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본격! 충청도 사투리 능력고사 (총 10문제)
자, 이제 당신의 실력을 직접 확인할 시간입니다. 아래 10가지 상황을 읽고 가장 적절한 충청도 사투리 표현을 골라보세요. 정답과 해설을 통해 당신이 몰랐던 표현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될 겁니다.
문제 1. 몸이 좋지 않아 보이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을 때
친구가 왠지 얼굴이 안 좋아 보이고 찌뿌둥하다 말할 때, 진짜 충청도 사람이라면 어떻게 말할까요?
- 1) 너 어디 아프니? 병원 가봐.
- 2) 워째 표정이 그랴? 어디가 되다?
- 3) 피곤하면 일찍 들어가서 쉬어.
- 4) 괜찮아? 무슨 일 있어?
정답 및 해설: 2번. ‘워째'(어째서)와 ‘그랴'(그래?)는 상태를 묻는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되다’라는 단어인데, 표준어의 ‘힘들다’, ‘피곤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아이고, 오늘 참 되네”라고 하면 “오늘 참 힘드네”라는 의미죠. 몸이 ‘피곤햐’ 보이거나 ‘대근하다’ 싶을 때 쓰는 최고의 표현입니다.
문제 2. 늦은 저녁, 아직 식사하지 못한 동료에게
야근으로 늦은 시간, 동료가 아직 저녁을 못 먹은 것 같습니다. 이때 건넬 수 있는 가장 정겨운 말은?
- 1) 저녁 식사 하셨어요?
- 2) 배고프겠다. 뭐라도 좀 먹어.
- 3) 밥은 먹었대? 읍서유?
- 4) 야근하느라 고생이 많네요.
정답 및 해설: 3번. “밥은 먹었대?”는 충청도식 저녁 인사와도 같습니다. 여기서 ‘대’는 특별한 의미 없이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조사입니다. ‘읍서유?'(없어요?)는 식사를 못했는지 재차 확인하며 걱정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저녁밥 외에 중간에 먹는 ‘샛밥’이라는 표현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문제 3. 친구가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할 때
친구가 자꾸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습니다. “너 지금 뭐라고 하는 거니?”라는 의미로 핀잔을 주고 싶을 때 쓰는 말은?
- 1) 뭐라고 했어? 다시 말해봐.
- 2) 너 지금 뭐랴? 즌말이여?
- 3) 그게 무슨 소리야? 이해가 안 돼.
- 4)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
정답 및 해설: 2번. ‘뭐랴?’ 또는 ‘뭐간?’은 상대방의 말이 이해되지 않거나 황당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뭐여?’보다 조금 더 따지는 듯한 느낌을 주죠. ‘즌말'(정말)이 뒤에 붙으면서 “너 지금 하는 말 진짜냐?”라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참말’도 비슷한 의미로 쓰입니다.
문제 4. 무거운 짐을 옮기는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싶을 때
길에서 무거운 짐을 든 할매를 보았습니다. “제가 들어드릴게요”라는 뜻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 1) 할머니, 짐이 무거워 보이시네요.
- 2) 이리 주세유, 제가 들어드릴게유.
- 3) 도와드릴까요? 어디까지 가세요?
- 4) 혼자 드실 수 있겠어요?
정답 및 해설: 2번. 충청도에서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리 주세유”라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짐을 받는 것이 가장 충청도다운 배려입니다. ‘아부지’나 ‘엄니’, ‘할배’ 등 어르신을 대할 때 이런 표현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문제 5. 약속 시간에 늦은 친구에게 재촉하며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어 “거의 다 왔어!”라고 합니다. “알았으니까 빨리 와!”라고 재촉하고 싶다면?
- 1) 알았어, 조심해서 와.
- 2) 언제 도착하는데?
- 3) 긍게 언능 와! 시방 뭐하는겨!
- 4) 늦으면 안 돼!
정답 및 해설: 3번. ‘긍게'(그러니까)는 앞선 상황을 요약하며 다음 행동을 촉구할 때 쓰입니다. 충청도에는 ‘어여’, ‘언능’, ‘싸게싸게’ 등 ‘빨리’를 뜻하는 단어가 유독 많습니다. 이는 느린 말투와는 별개로, 행동은 신속하게 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죠. ‘시방'(지금)은 상황의 긴급함을 더해줍니다.
문제 6. 뱀을 보고 놀라서 소리칠 때
길을 가다가 갑자기 발밑에서 뱜을 봤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반응은?
- 1) 으악! 뱀이다!
- 2) 어유, 저리 가!
- 3) 워메, 저기 뱜 좀 보소!
- 4) 조심해! 뱀이야!
정답 및 해설: 3번. ‘워메’는 깜짝 놀랐을 때 내는 감탄사입니다. ‘뱜’은 ‘뱀’의 충청도식 발음이죠. 이 외에도 ‘토깽이'(토끼), ‘창새기'(창자) 등 동물이나 신체 부위를 나타내는 재미있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마빡'(이마)이나 ‘궁디'(엉덩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표현이죠.
문제 7. 친구의 의견에 강력하게 동의할 때
친구가 “오늘 저녁은 삼겹살이 좋겠어”라고 제안합니다. “그래, 그거 좋겠다!”라고 맞장구를 칠 때 쓰는 말은?
- 1) 좋은 생각이야.
- 2) 나도 그렇게 생각해.
- 3) 그려, 그게 딱 좋겄다!
- 4) 다른 건 어때?
정답 및 해설: 3번. ‘그려’ 또는 ‘기여’는 긍정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아녀’는 그 반대죠. ‘좋겄다’는 ‘좋겠다’를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한 것으로, 매우 흡족한 마음을 나타냅니다. “됐슈, 그걸로 하세”라고 하면 결정이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문제 8. 물건의 틈이나 구멍을 가리킬 때
벽에 난 작은 틈을 가리키며 “저기 구멍 좀 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1) 저기 구멍이 있네.
- 2) 저 구녁 좀 보소.
- 3) 저기 틈이 벌어졌어.
- 4) 저쪽이 깨졌네.
정답 및 해설: 2번. ‘구녁’은 ‘구멍’의 충청도 사투리입니다. ‘가생이'(가장자리), ‘뿌랭이'(뿌리) 등 사물의 특정 부분을 지칭하는 독특한 어휘가 많으니 알아두면 대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문제 9. 바지나 치마를 걷어 올리라고 말할 때
물웅덩이를 건너야 하는 상황, 친구에게 바지를 걷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1) 바지 걷어!
- 2) 바지 올리고 건너.
- 3) 그거 짬매고 와유.
- 4) 물에 젖지 않게 조심해.
정답 및 해설: 3번. ‘짬매다’는 ‘걷어 올리다’ 또는 ‘묶다’라는 의미를 가진 독특한 단어입니다. 주로 옷이나 머리카락 등을 정돈할 때 사용됩니다. ‘쫄대기'(달라붙는 옷) 같은 의복 관련 표현도 함께 알아두면 재미있습니다.
문제 10. 고난도 문제! “가세, 가세, 저 가생이로 가세”의 뜻은?
마을 어르신이 이렇게 말씀하셨다면,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요?
- 1) 가위, 가위, 저 가위로 가세요.
- 2) 갑시다, 갑시다, 저 가장자리로 갑시다.
- 3) 자세, 자세, 저 자세로 가세요.
- 4) 천천히, 천천히, 저쪽으로 가세요.
정답 및 해설: 2번. 첫 번째와 세 번째 ‘가세’는 ‘갑시다’라는 청유형 표현이고, 두 번째 ‘가생이’는 ‘가장자리’를 뜻합니다. 즉, “자, 다들 저쪽 가장자리로 갑시다”라는 의미의 문장이죠. 이 문장을 이해했다면 당신은 충청도 사투리 만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충청도 사투리, 더 깊이 알아보기
퀴즈는 재미있게 풀어보셨나요? 충청도 사투리는 단순히 몇 개의 단어나 어미로 정의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대전 지역은 같은 충청권이라도 미묘한 차이를 보여 더욱 흥미롭습니다.
충청북도 vs 충청남도, 미묘한 차이점
일반적으로 충청남도가 충청북도보다 사투리의 특징인 느린 억양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특히 서산, 당진 등 서해안 지역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해지죠. 반면 청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북도는 경기도와 인접해 있어 상대적으로 표준어와 가까운 말투를 구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휘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 구분 | 충청북도 (청주, 충주) | 충청남도 (공주, 서산, 천안) |
|---|---|---|
| 억양 | 비교적 빠르고 단조로운 편 | 느리고 말끝을 길게 끄는 억양이 특징 |
| 종결 어미 | ‘~슈’, ‘~유’를 혼용하는 경향 | ‘~유’의 사용 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음 |
| 대표 표현 예시 | “그랬슈? 인자 알았네.” | “그랬어유? 인자 알았구먼유.” |
방송 속 충청도 사투리 명장면
충청도 사투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미디어의 역할이 컸습니다. 특히 충남 예산 출신의 요리연구가 백종원 님은 방송에서 “이거 뭐유?”, “괜찮아유”와 같은 구수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며 충청도에 대한 친근감을 높였습니다. 또한, 충남 아산이 고향인 방송인 이영자 님 역시 특유의 맛깔나는 사투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죠. 이들의 대화를 유심히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듣기 평가’ 학습이 될 수 있습니다.
충청도 사투리 능력고사 레벨별 결과 분석
자, 이제 10문제의 정답 개수를 세어보고 당신의 사투리 레벨을 확인해 보세요!
- 8~10개 정답 (레벨: 현지인 토박이)
이 정도면 그냥 충청도 사람입니다. 어쩌면 충청도에 사는 ‘아부지’, ‘엄니’보다 더 사투리를 잘 알 수도 있겠네요. ‘성님’으로 모셔도 될 실력입니다. ‘즌말’ 대단하십니다! - 5~7개 정답 (레벨: 유학파 아재)
충청도에서 몇 년 살아본 실력이네요!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물론, 웬만한 농담까지 알아듣는 센스를 갖추셨습니다. 하지만 ‘기’, ‘모냥’, ‘쓰르메'(오징어) 같은 고난도 어휘에는 아직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 2~4개 정답 (레벨: 드라마 애청자)
‘뭐하는겨?’ 백종원, 이영자 방송을 열심히 보긴 했지만, 아직 실전 대화는 무리입니다. ‘됐슈’, ‘그려’ 정도는 알아듣지만, ‘대근하다’나 ‘짬매다’ 같은 표현에는 어리둥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따가’ 다시 한번 정독해 보세유. - 0~1개 정답 (레벨: 서울 깍쟁이)
어떡햐… ‘우에’ 이런 점수가 나왔을까유. 충청도 사투리는 당신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괜찮아유. ‘인자’부터 이 글을 정독하고 배우면 ‘어여’ 실력이 늘 겁니다.